정하웅 교수님께서 고전역학 시험을 일주일 미루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갑자기 물어보셨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미지근해서(…) 그건 없는 일이 되었다. 사실 나는 미루는 쪽이 조금 더 낫다고 생각했다. 아직 내 실력이 덜 굳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나보다. 아마 준비를 충분히 많이 해 두었겠지?
오늘 일반물리학실험2 시간에 Coulomb’s Law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지난번 중력 측정 때처럼 정말 답이 없는 비틀림 진자를 이용한 측정이 아니라, 힘 센서를 이용해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전기력은 역시 강력해… 서 인줄 알았는데, 무슨 도체 구의 전위를 25000V로 만들어서 실험하는 거더라…! 평소에도 정전기가 엄청 많이 통하는 나인데, 이 실험을 하면서 보통 사람들에게는 안 튀는 정전기도 나에게는 더욱 강력하게 튀었다. (여담이지만, 중학교 1학년 때 회로시험기를 이용해서 몸의 저항을 측정해 본 적 있는데 옆에 있는 친구보다 10배나 낮게 나왔다. 다 손이 습해서 그런 거다…ㅠㅠ) 전기충격을 여러번 당하고 나서 머리가 좀 아팠다 ㅠㅠ 그래서 전기 장비 조작은 실험 메이트가 맡아서 했다 ㅠㅠ 게다가 그 장치의 높은 전위 때문에 센서 케이블로 전류가 유도되어 장비가 자주 쇼트가 나서 작동을 멈추었다(…) 그래서 실험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려서 3시간을 꽉꽉 채우고 나왔다 ㅠㅠ 시험 전주인데…
전자기학 숙제를 하면서 뭔가 좀 불합리한 사실에 대해서 진지하게 파고들어서 생각해보았다. 지금 한시가 바쁜 나로는 이럴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배우고도 헛 배운게 되는 무능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아서 5분만에도 풀 문제인데도 2시간을 고민하면서 풀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해보고 싶어서였다. 물론! 이것도 내가 똑똑하고 현명했다면 직관으로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어쩌겠어요…
시험에 관한 생각이다. 물론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하는건 아니지만(만약 그랬다면 (3번과 같은 시도는 하지 않았을 것) 작년과 같이 계속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사실 이것은 장래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의 폭이 넓어지게 해 줄지도 모른다) 있어서 어느정도는 받아가고 싶다. 그리고 대통령과학장학금 학업장려비 지원 기준이 학점 3.7 이상 또는 백분위 60 이상(우리학교는 3.58)이 되어야 하는데 최소 조건을 충족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간단하게 계산해봤다. A+ 한 과목과 실험 A0, 그리고 한 과목 A- 그리고 나머지 세 개 과목에서 모두 B+를 맞을 경우에도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대한 열심히만 준비한다면 이것보다 못하진 않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품고는 되는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장래에 대한 고민이다. 많은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좀 길긴 한데, 간단히 요약하면, 앞으로 어딜 가나, 만약 내가 연구를 한다고 하면, 그 분야에 대해 최고로 자신이 있고, 내가 가장 잘 하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내가 지금 어떤 태도로 공부해야할까?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 내가 그래 왔던 것처럼, 학부에서도 표면만을 훑진 말아야 할 것이다.
3시 20분, 논란이 있는 전자기학 한 문제가 남아서 마저 해결하고 자야한다. 사실, 자기 전에 해야할 일이 좀 더 많긴 하다…ㅎㅎ 당장 시험을 친다고 해도 자신있게 풀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했는데, 그게 안 되어서 아쉽다. 솔직히 말하면, 큰일났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