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2019년 2월 9일 토요일) PART I

4일차 (2019년 2월 9일 토요일)

간단한 아침식사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숙소 근처에 굉장히 맛있었다는 조식 식당이 있었다. 그 곳에 한 번 가 보기로 했다.
보통 음료와 조식이 세트로 나오는 메뉴를 많이 주문하는 것 같은데, 세트 A와 세트 B가 있었다. 메뉴 사진은 아래에 있다.

우리가 먹었던 조식 메뉴들

몽콕으로 이동해 공항행 버스 탑승

오늘은 “육로를 이용해” 마카오로 이동한다.
이건 불과 세 달 전에 개통한 “강주아오대교”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아직까지 이것과 연계된 교통 노선이 잘 확보되지 않아, 직접 다리 앞(공항)까지 가서 연결 버스를 타야한다.

몽콕 거리의 강주아오 대교 표지판, 구글 지도로 확인한 위치, 버스 노선 조회 결과

몽콕의 어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이미 정류장 안내판에 크게 “Hong Kong Port of HK-Zhuhai-Macau Bridge에 가는 버스가 A21 입니다” 하고 알려준다.
다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개통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강주아오대교 관련 시설 전반이 중국 소유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지만, 구글 지도에서 검색되지 않는 장소고, 버스 노선조차 공항 이후 노선은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홍콩 교통국? 에서 운영하는 웹페이지에서 확실히 이 버스가 출입경 사무소로 들어가는지 확인해보았다. 정류장 하나하나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애초에 개통된 지 세 달 밖에 지나지 않아 인터넷을 뒤져봐도 후기? 같은 것들이 별로 없는 현실이라… 내가 “여기로 가자!” 해 놓고선 나와 친구들 모두를 미아로 만들 수 없는 셈이다. 확신을 얻어야 했다 ㅎㅎ)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 이야기(TMI 주의)

여기서부터는 강주아오대교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굉장히 쓸모 없는 내용일 수도 있으므로, 건너뛰고 싶은 사람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 이 문단을 지나칠 수 있다.
이 문단 건너뛰기

중국 정부에서 건설한 다리인데, 중국식 이름은 “강주아오(港珠澳大桥)대교”이다. 홍콩의 푸통화 발음인 “샹강(香港)” 마카오와 인접한 광둥성의 지급시 “주하이(珠海)” 마카오의 푸통화 발음인 “아오먼(澳门)”을 잇는 다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9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55km)로 알려져 있다.

겉으로 홍보는 광둥성 주하이에서 빙빙 둘러 선전으로 간 다음 홍콩으로 가면 네 시간 걸릴 거리를 30분으로 단축시켰다는 홍보를 하는데, 이 다리는 교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기보다, 중국의 정치적 목적이 강하게 들어가 지어졌다.

1997년 영국은 홍콩을 일국양제(하나의 국가에 두 체제를 두는 것)을 50년간 보장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반환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면 복잡하지만, 간단히하면

  1. 1997 홍콩의 신졔(신계)지역 임대가 만료되기 전 영국은 재계약을 준비, 중국은 홍콩 전부를 반환할 것을 요구
  2. 영국 정부는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신졔를 반환하게 되면, 더 이상 개발할 수 없는 영국령 홍콩으로 홍콩을 부양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함.
  3. 더욱이, 당시 분위기로는 식민지 보유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에다가
  4. 중국측에서 50년간의 일국양제를 보장하기로 약속하면서 반환을 결정한다.

아무튼, 대략 이런 과정을 거쳐 반환되었다.

홍콩(및 마카오)이 이런 특수한 지역이기에, 중국의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는 완전히 다르게 독립된 정부를 구성하고 통치할 수 있도록 “특별행정구”로 지정되었다.
특히 초기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자치권을 보장해 시민들은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조치 또한 2047년 까지만 유효하며, 그 이후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홍콩 사회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스멀스멀 많은 일을 거행하고 있다.

이미 홍콩 정치권은 친중파 인사들이 꽉 잡고 있고, 거의 완전한 자치를 보장하던 과거와 달리, 중국의 입김으로 불합리한 법률의 도입 등으로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얼마 전에는 베이징-광저우-선전-홍콩을 잇는 징광선강 고속철로 운행을 개시하는 등 본토 경제, 생활권에 종속시키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강주아오대교 또한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것이다.

개통 이후, 이전에는 그다지 홍콩과 교류가 없던 지역인 주하이 시에서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놀러온다고 한다. 얼마 전에 개장한 “홍콩 디즈니랜드”도 한 몫 한다나..?

아무튼, 강주아오대교가 홍콩과 중국 본토의 물적, 인적 교류를 확대시켜, 본토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되었다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hzm

예전에 우리나라가 거제-부산을 잇는 “거가대교” 시공시 “세계 최초로 외해 구간에서 침매 방식의 해저터널”을 시공했다고 자랑했는데, 이번 중국에서 건설한 강주아오대교는 거가대교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바깥에 있는 바다이며, 구간도 길고, 해저터널 시공을 위해 없던 섬까지 만들어내는 중국의 건설굴기를 보여준 작품이다.
중국에서는 굉장히 자랑할 만한 부분인거다.

강주아오대교 출입경 사무소 도착

강주아오대교 출입경 사무소 도착

아무튼, A21번 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내리지 않고 더 가다 보면 강주아오대교 출입경 관리소로 도착하게 된다.
굉장히 건물이 으리으리하게 생겼다.
그리고 깔끔하고, 관리도 잘 되고 있었다.(당연히 세 달 밖에 되지 않은 곳인데…)
천장 위쪽에 설치된 조명이 시간에 따라 바뀌면서 예쁘게 빛난다.

document 중국, 홍콩, 마카오 모두 독립 체제를 갖추고 있어, 출입국과 유사한 절차를 갖추게 되어 있다.
다만, 엄밀히 말해 나라 사이를 오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출입경”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카드를 작성하고 출입국 과정과 비슷하게 출입경 심사대를 통과하면 된다.
pass 특별히 더 체크하는 것 없이, 여권만 간단히 체크하고 보내준다!

강주아오대교 버스 티켓 구매

ticket_booth

출입경 심사대에서 여권을 대략 체크하고 나오면 이렇게 버스 티켓 매표소가 있다.
전부 키오스크 장치이지만, 옆에서 발권을 도와주는 분들이 근무하고 계신다.

ticket 결제를 마치면 이렇게 생긴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핀테크 시장인 중국 답게 티켓도 간단히 QR 코드를 인쇄해서 준다.
QR 코드를 찍고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아, 그리고 버스는 지정좌석제가 아니고, 셔틀 버스를 타는 듯한 느낌으로 원하는 때 줄 서서 타면 된다!

면세점 구경

duty-free 나름 국가(?)간 이동이라고 면세점도 차려뒀다.
그렇게 크진 않고, 식품 위주의 상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인데, 우리나라 제품들도 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빼빼로 같은 과자도 있고, 우리나라 불량식품? 같은 것도 있었다.

pineApple 뭔가 파인애플 빵이 맛있어 보이길래 구매했다.
원산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국이 아닐까??

달달한 파인애플 맛이 나는 빵이었는데 먹을만했지만 굉장히 텁텁했다.
내가 케이크류 과자를 잘 먹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꿈에 그리던 강주아오대교 이용! 숙원사업 성취(?) ㅎㅎ

버스 탑승!

드디어 강주아오대교를 건너게 된다. bus 저 멀리에 우리가 탈 버스가 보인다. 여기서도 2층 버스가 굉장히 많이 운영된다.
그렇지만, 중국 주하이로 가는 버스는 1층인 것 같았다.

다리의 모습을 구경하고 싶어 2층 앞자리에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인원은 좌석 순서대로 차곡차곡 채워지기에 본인의 운(?)이 따라야 했다.
다행히도(?) 바로 앞의 버스 탑승이 우리 바로 앞 쯤에서 끊겨 생각보다 선택권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 탑승 시작 때 몇몇 여행객들의 돌진(?)으로 인해 2층 맨 앞자리의 탁 트인 창가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ㅠㅜ

그래도 2층의 맨 뒷자리에 앉아서 옆도 보고, 뒤도 보고(?)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간단히 살펴보는 버스 내부

창 밖을 보며 생각한 것들

fence
이곳도 엄연히 국경이라고 봐야할 곳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월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철조망을 쳐 둔 것 같다. 물론 공항 등의 중요 시설이 인접해 있는 것도 한 몫 했겠지만.

limit
창 밖을 계속 바라보다 보면 위쪽 메세지가 보인다.
강주아오대교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이라고 해봤자 몇몇 버스 및 화물차 뿐이지만)은 저 룰을 따라야한다.
항상 최우측 차선을 주행하며, 추월시에만 인접 차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도로 선형이 그렇게 나쁘지도 않고, 허가된 차량만 이 도로를 지날 수 있다는 특징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80km/h”의 제한속도가 걸려 있다.
이동 시간을 훨씬 더 많이 줄일 수 있었을텐데, 이부분은 조금 아쉽긴 하다.

view 다리가 쭉 굽어진 구간에서 앞쪽의 다리를 바라본 모습이다.
아마 저 멀리 보이는 섬 같은 구조물이 인공섬이었던 것 같다.
푸른 바다에 쭉 뻗어있는 다리를 보니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나는 이런 매력에 움직이는 사람인가보다(…).

hzm 사진에서 전광판이 제대로 나오진 않았는데, 이 버스는 중국 주하이로 가는 1층 버스다.
잘 보이진 않지만 버스 뒤쪽을 보면 “hzm BUS”이라는 로고가 보일수도 있는데, 왜 그런지 그동안 모르고 있었는데…

“H(ong kong) Z(huhai) M(acau) Bridge”를 오가는 버스라서 그런 모양이더라(…)

뭔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단순해서 허무했다(…).

china 어느순간 잠시 중국 통신사로 캐리어가 변경되는 것도 보였다.
다리 위에서도 통신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근데.. 조오금 느렸다…!

해저터널 진입

tunnel

이제 해저터널로 들어간다.
교량으로 연결할 수 없었던 이유야 다양할 수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광저우 측으로 선박을 통행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해저터널을 만들기 위해 무려 “인공섬”을 건설했다.
뭐… 얼마전 인공섬 부실 시공 이런 이야기도 나오긴 하던데…(뭐야 바닷물 새 나오는거야??)
그냥 중국이 원저우 고속철도 추락사고 이후로 안전을 철저히 생각하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로 중국 고속철에서 인명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다시 창 밖을 바라보기

너무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아, 사진을 한 번에 모았다.

멋진 강주아오대교 ㅎㅎ

주강 물을 만나다

zhujiang
내가 사진을 열심히 찍는 동안 버스는 20분 정도 달려왔고, 푸르던 바닷물 색이 갈색 빛의 탁한 색으로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 벌써 주강 하구 근처까지 왔다…!
저 멀리에는 주하이 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에고, 근데 날씨가 흐릴 모양이다…!

zhuhai

주하이/마카오 측 출입경 사무소 도착

zhuhai_office

곧, 이 으리으리한 출입경사무소에 도착하게 된다.
(도대체 이렇게 크게 지어서 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도 중국 땅이지만, 마카오측 출입경 사무소가 있는 부분만 마카오에 속해있다고 한다.

마카오 도착, 중심지로 이동

out
마카오측 출입경 사무소를 빠져나왔다면, 의식의 흐름대로 가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빠져나오다 보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다.
대부분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적절히 표지판을 참고해가면서 따라가보면 된다.

bus
시내로 나가기 위해 101X와 102X 를 탑승할 수 있는데, 일단 2019년 초 기준으로,

  • 101X : 마카오 반도와 출입경사무소 순환, 24시간 운행
  • 102X : 타이파 섬과 출입경 사무소 순환, 저녁 되면 끊김

우리는 일단 마카오 반도의 유적을 돌아보기 위해 101X 번을 탔다.

요금은 홍콩달러로 지불하면 된다(물론, 마카오 파타카가 가치가 사알짝 낮긴 한데 환율이 거의 1 정도로 동결된거나 마찬가지라 그냥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마카오 파타카를 기념으로 남기지 못한 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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