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2019년 2월 7일 목요일) PART I

비행기에서, 푸젠성의 불빛을 보다, 그리고 착륙

비행기가 이륙한 후 나는 새로 구매한 노이스캔슬링 헤드폰을 테스트 할 겸 음악을 들으면서 잠깐 잠을 잤다. 야간버스를 이용해 숙소까지 이동해야하는데 그 때 졸다가 영 이상한 곳으로 갈 수 없으니 마음놓고 잘 수 있는 지금 자야만했다. 자는동안 시간은 둘째날로 흘러갔다.

비행기 안에서 잠을 청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계속 30분 ~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계속 깼다. 그래서 충분히 잔 기분은 잘 들지 않았다. 12시 30분 쯤 잠시 일어났을 때 우연히 창문 밖을 보게 되었다. 기상 현상의 간섭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많은 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매우 아름다워서 오랫동안 쳐다봤다. 이래서 우주에 망원경을 지으려고 하나보다 싶었다. 고작 지상에서 10km 정도만 올라왔을 뿐인데 이정도의 차이가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gps

Figure 1 멋진 밤 하늘의 별과 해안의 불빛을 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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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착률 때 본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

별을 보다가 잠시 저 멀리 지평선(?)부분에서 보이는 불빛이 있었다. 당시엔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고, 구름 속을 뚫고 나온 빛은 부드러운 조명이 되어 나타났다. 중국 해안가에서 오는 불빛인가 싶었다. 어느 지역에서 나는 불빛인지 궁금해 GPS를 켜 보았다. 타이완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푸졘성에서 나오는 불빛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시간대도 중국의 +8로 자동으로 조정되었다!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GPS와 연결되면 자동으로 시간 정보도 수신할 수 있는 모양이다.

GPS를 쭉 확인해보니 홍콩섬 남단을 쭉 비행한 다음 주강 하구 상공에서 홍콩 첵랍콕 공항의 활주로 방향에 맞게 비행기 경로를 수정해 착륙을 준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U턴을 하면서 착륙한다.) 점점 착륙을 위해 비행기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오른쪽 아래에 아주 길고 멋진 다리를 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 건설한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桥)” 이다. 2018년 11월에 개통해서 운영되기 시작한지 이제 막 세 달이 된 새로운 다리이다. 이 다리를 이용하면 홍콩(香港)-주하이(珠海)-마카오(澳门)를 육로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저 다리를 지나가 보고 싶은 나름의 내 목표도 있다 ㅎㅎ. 이 이야기는 뒤쪽에서 아마 할 기회가 있을테니 여기까지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주아오대교를 이용했다! 야호!)

다리를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 새 비행기는 착륙해 있었다. 이 공항의 활주로는 굉장히 길었는지, 급한 착륙을 하진 않았다. 반면 대구공항 활주로는 너무 짧어서 이륙할 때나 착륙할 때나 비행기의 동작이 매우 거칠다 ㅋㅋㅋ

공항 도착!

airport

Figure 3 홍콩 첵랍콕 공항 도착!

좁은 비행기에서 벗어나 탑승동을 통해 입국심사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홍콩 입국에 필요한 서류는 타 국가들에 비해서 엄격하게 작성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체류 장소의 주소를 명확히 기입하지 않아도 되는 등등.
새벽에 도착했기 때문에 우리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 이외에는 공항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공항철도도 12시 50분을 기점으로 운행이 종료된다. 나는 그 이후에 도착했기 때문에 심야버스틀 타고 홍콩섬 북서쪽에 위치한 숙소로 이동해야한다.

홍콩은 심야버스 시스템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 서울에서 운영하는 심야버스와 개념이 매우 비슷한데, 서울에 비해 배차간격이 훨씬 더 촘촘하고 노선도 더 다양한 느낌을 받았다.
심야버스 뿐만 아니라 홍콩의 버스 요금 지불에서 특이한 점이 있다. 현금으로 교통비를 낼 시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다…! 보통 환전 직후에 고액권 지폐만 가진 경우에는 편의점과 같은 곳에서 물건을 사서 잔돈을 좀 만들어 가면 도움이 된다!
물론, 지금까지 했던 버스 이야기는 지금만 걱정하면 된다. 나중에는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Octopus”라는 홍콩용 교통 및 소매용 충전 카드를 구입하면 된다. 이것으로 교통 요금 및 각종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매우 편하다. 보증금 50 HKD를 포함한 카드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다.

schweppes

Figure 4 Schweppes bitter lemon flavour

잔돈을 만드려고 산 슈웹스다. 한국과는 포장이 다르기도 하고, 맛도 bitter lemon이라고 조금 달라 보이길래 사봤다. 끝 맛이 조금 쓰다. 센물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도 포장이 이 사진이랑 비슷하게 바뀐 것 같더라!

야간 버스를 타고 숙소로! (공항 - 몽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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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홍콩의 야간버스

아마 1터미널, 2터미널 연결부 근처의 출구로 나가면 택시 또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홍콩에서 운영하는 모든 대중교통 버스는 전부 2층인 것 같았다. 홍콩섬으로 향하는 버스가 도착하기 직전에 출발해서, 그곳에서 20분가량 기다린 후에 버스에 탈 수 있었다.

이 때 처음 마주한 홍콩의 날씨는 생각보다 많이 더웠고, 주변에는 모기들이 굉장히 많았다. 나는 모기에 굉장히 잘 물리는 편이라 자주 움직이면서 모기를 피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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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친절한 구글 아저씨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모두 알려주신다! 공항에 가장 인접한 섬인 란터우 섬은 신졔지역 중 하나로, 영국령 홍콩시절에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서야 개발이 시작된 곳이다.
현재로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다 보니 버스 정차 횟수도 이 지역에서는 극도로 낮다.
그나마 이 근처에 홍콩 디즈니랜드가 생기는 덕분에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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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홍콩 버스 내부(2층)

2층으로 된 버스 1층 앞쪽에는 캐리어와 같은 짐을 둘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뒤쪽부터 2층까지는 좌석이 설치되어 있다. 2층에서는 CCTV를 통해 아래 층에 있는 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우리가 탄 버스에서는 고장나있었다(…).

야간 버스를 타고 숙소로! (어수선한 몽콕 거리 -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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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한밤중의 어수선한 몽콕(旺角)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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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한밤중의 어수선한 몽콕(旺角)거리 2

아쉽게도, 홍콩섬의 North Point(北角)로 향하는 버스가 없어서 몽콕(旺角)에서 환승하게 되었다.
굉장히 번화한 도심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밤에는 드문 드문 켜진 가로등과 이리저리 달리는 택시 그리고 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는 행인 몇몇 밖에 없었다. 어둡고, 담배 연기가 가득찬 이 장소는 충분히 으스스했다. 더군다나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었다.

마침내, 우리가 탈 버스가 다시 도착했고, 어수선한 분위기의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낮 시간에 이곳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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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우리가 묵게 될 호텔 도착

한국에서 호텔 예약을 할 때 바로 앞에 시장이 있어 생선 비린내(?)가 심하다는 후기가 있었다. 와 보니, 실제로 호텔 입구와 마주한 길 전체가 시장이었고 새벽 4시인 지금, 상인들이 다음날 장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hotelRoom

Figure 10 호텔 객실 내부

한국에서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비행기를 타고, 야간버스를 이용해 새벽 4시에 숙소에 무사히 도착했다! 굉장히 늦은 시간이라, 잠시 잠을 자고, 늦은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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